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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too, shall pass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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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4월 04일
추억이 많은 건 아니지만 이상하게, 여러가지 잊혀지지 않는 일들이 있었어. 다른 친구들은 나보고 그렇게 친했었냐며, 뭘 굳이 그때 거기까지 따라갔냐고 했었는데...글쎄, 그래도 여러가지 기분이 들었던 거야. 꼭 빚을 진 것만 같았어. 지금은 사람들과 친해지는 법도 알았고, 웃으면서 남을 대할 줄 알게도 됐어. 그 전까지 나는 혼자인 때가 많았고 외로움을 잘 타던 어둡고 우울한 성격이었지. 벌써 그 때가 4년 전이었나. 시간이 엄청나게 빨리 갔구나. 그러니까 사실 미안했어. 내가 혼자 있을 때 너는 나한테 와서 이것저것 말을 잘 걸었었잖아. 외롭지 않게, 그냥 지나치지 않았어. 그런데 사실 나는 네가 혼자 있는 걸 보면서도 먼저 다가가지 못했어. 항상 네가 먼저 보여주었던 마음만 받았지. 그 때나 지금이나 난 이기적인 건 마찬가지였지만, 똑같이 외로웠고, 또 외로워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모르는 척 했어. 왜 그랬는지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도저히 내 스스로가 부끄러워서 내 자신의 너무나도 나쁜 일면을 보는 것만 같아서 좀 괴로워. 주는 것은 받지만 내 것은 내어놓으려 하지 않았던 정말 추악하고 이기적이었던 어린 시절을, 나는 언젠가 꼭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었어. 그러니까 시간이 지나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거야. 너무 염치가 없어 표현할 수는 없지만 나는 정말로 나빴어.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나 빈혈 가장 먼저 짚어준 사람이 너였잖아. 너 때문에 나는 치료 받을 수 있었고, 약도 먹고 있는데. 눈 아래를 뒤집어보면 빈혈이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걸 그 때 처음 알았지. 네 말이 그대로 떠올라. 놀러갔던 적도 있었는데. 과일을 깎는 칼이 플라스틱 같아서 신기해하니까 그래보여도 굉장히 날카롭다고 말했었지. 내가 알고 있는 너는 굉장히 일부분일 것이고, 사실 다른 애들에 비하면 우린 친하다고 말할 수 없었을지도 몰라. 외로움 면에서 동질감을 느꼈던 것은 나 혼자였는지도 모르고. 나는 먼저 말을 걸기보다는 뒤로 물러서는 타입이었지. 왜 그렇게 못되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될 때가 있어. 그 때는 몰랐는데, 4년이 지나 지금은 알 것 같아. 이제서야 나이를 조금 먹나 봐. 부끄럽지만 이제서야 어른이 되고 있는 거지. 내가 동경하는 스무살로만 머물러 있던 그 때의 모습은 사실 나로선 잘 알지 못해. 내가 봤던 건 아무래도 열아홉의 어느 때가 마지막이었으니까. 학교 찾아왔던 모습이 떠올라. 살이 많이 빠졌다- 하고 생각했었어. 그냥 그 때의 나는 한없이 너를 질투했었나 봐. 너는 항상 착했고, 나에게는 친절했고, 은근히 챙겨주는 것도 있었고, 어른스러웠고, 얄미울 만큼 예쁘다고도 생각했었거든(당시의 나는 아무래도 외모에 대한 비하가 심했으니까). 살이 빠진 것도 그랬어. 그래서 겉으로는 아닌 척 했어도 속으로 너무 부러워하고 있었던 거야. 그러나 그 이후 언젠가, 네 다이어리를 하나하나 읽은 적이 있어. 그 시절이 흐르고 내가 조금씩 치유되고 있었던 동안 어두운 말로 가득 찬 문장들을 보면서 기분이 참으로 무거워졌어. 그 일이 벌어진 후 거기까지 따라며 예의를 차린 데에는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내 마음의 빚이 작용했던 건 아닐까. 그래도 나는 이만큼 하겠다는, 스스로의 허례허식. 진심으로 미안해지고 진심으로 보고 싶어지고 진심으로 다시 기회가 있다면 그 때는 쌍방향의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건 지금에서의 일이야. 매 해 몇 번씩 떠올리는 일이 잦아져. 나는 아직도 너와 나의 관계를 뭘로 말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대학에서처럼 인사만 하는 사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를 생각하면 가슴이 쓸쓸하고 죄책감이 자꾸만 생겨나는 거야. 나는 네 증명사진을 한 장 가지고 있어. 이런 기분은 뭔가를 한 조각 나눠 받았다는 느낌같은 것인지도 모르지... |